[Inspiration] Keith Jarrett
ECM record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아티스트들이 많지만, 오늘은 그 중에서도 ECM을 대표할 수 있는 아티스트인 키스 자렛(Keith Jarrett)을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Keith Jarrett의 음악을 처음 들었던 18살 무렵, 제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고 싶은 욕심 때문에 여러 장르의 곡들을 듣다가 알게된 Keith Jarrett의 음악은 처음에는 큰 울림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몇 달 뒤 우연한 계기로 유튜브에서 Keith Jarrett의 라이브 콘서트 영상을 보았을 때,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피아노와 조명 뿐인 커다란 무대 안에서 자신의 즉흥적인 연주에 몰두하여 한 시간이 넘도록 본인만의 음악을 전개하는 그의 모습은 그 누구보다 거대한 사람처럼 느껴졌는데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저에게 Keith Jarrett보다 큰 충격을 준 아티스트는 없습니다.
Keith Jarrett은 1973년부터 완전히 즉흥 연주로만 이루어진 콘서트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Keith Jarrett이 태어난 곳이자 재즈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는 이러한 즉흥 연주 콘서트를 무모한 짓이라고 평가하였고, 40분 이상이나 진행되는 즉흥 솔로 연주가 청중들에게 감흥을 자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상당히 회의적이었습니다. 심지어 Keith Jarrett 조차도 솔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에 대해 심적으로 큰 부담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그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세계 곳곳에서 여러 즉흥 연주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마칩니다. 특히 쾰른 콘서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재즈 앨범 중 하나일 정도로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그는 이러한 솔로 프로젝트의 성공을 통해 만프레드 아이허의 ECM과 더욱 돈독한 관계를 만들게 됩니다.
키스 자렛 솔로 콘서트 라이브 레코딩은 많지만, 콘서트 라이브 영상은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여러분에게 1984년 도쿄에서 열린 솔로 즉흥 연주 콘서트 영상을 통해 그가 콘서트 도중 얼마나 자신만의 필에 취해 곡을 전개해 나가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이 후 제가 즐겨듣는 2개(paris,koln)의 라이브 레코딩을 통해 그의 세계에 좀 더 다가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콘서트 영상을 보시면 키스 자렛은 연주 중 허밍을 하기도 하고 피아노 의자 위에서 몸을 비틀거나 장난을 치며 춤추는 사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모든 연주에 드러나는 특색은 아니며, 즉흥 연주를 할 때만 나타나는 특색이니만큼 그가 얼마나 자신의 음악에 심취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Keith Jarrett의 콘서트 레코딩이나 라이브 영상을 볼 때는 길이가 긴 만큼 보는 이의 집중도 중요한 것 같은데요. 한시간이 넘는 곡들을 연주하며 보이는 감정의 전환 등 자신만의 관람 포인트를 잡고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Koln concert live recording pt.1,2,3,4
다음은 Keith Jarrett의 대표적인 콘서트 레코딩이자, 재즈 앨범중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앨범중 하나인 쾰른 콘서트 레코딩은 여러분도 잘 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레코드이기도 한데요. 이 앨범은 Keith Jarrett의 감성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의 도입부가 아름다운 선율로 이어지며, 중간마다 보여지는 감정의 전환은 Keith Jarrett이 어떤 이유로 대중들에게 큰 사랑받을 수 있었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콘서트를 진행할때 Keith jarrett은 허리 통증과 장시간 자동차 투어로 의한 만성피로감에 도저히 콘서트에 임할 수 없는 열악한 컨디션이었다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공연장의 피아노도 그가 원하는게 아니었고, 피아노의 고음부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그는 고민 끝에 중저음을 중심으로 악상을 짜냈고 최악의 컨디션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앨범을 탄생시키게 됩니다.
Paris concert live recording
마지막으로 1988년 파리에서 진행된 솔로 즉흥 연주 콘서트에서 그는 koln콘서트와는 다른 차원의 아름다움을 빚어냅니다. 특히, 파리 콘서트 레코딩은 곡의 구성에 집중하여 감상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서정적이고 아름답게 시작하는 도입부는 청자로 하여금 우수에 젖게 합니다. 하지만 연이어 분위기가 급작스럽게 변하고 서정적인 멜로디보다는 불안하고 질주하는 느낌이 연출되어 감정의 흐름을 끊어내 청자로 하여금 낯설게 만드는 이러한 구성은 종반부에 다시 제자리를 찾게하며 곡의 구성상 아름다움을 극대화 시킵니다.
저는 Keith jarrett의 음악을 길을 걷거나, 차 안에서 듣기보다는 조용한 방에서 혼자 감상하며 듣기에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그의 음악을 들을 때면 비록 생소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한 다른 재즈 피아니스트와 다른 점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여유를 갖고 한시간이 넘는 음악을 집중해서 듣는다면 그가 전하고자 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조용한 방에 앉아 읽고싶은 책 한 권과 함께 그의 음악을 감상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a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