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piration] Maison Kitsune

패션에서 음악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음악에서 패션 또한 마찬가지겠죠. 하지만 이전에 많은 사람들과 브랜드들은 음악과 패션을 합일화하지 않고, 각자 존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 생각했는데요. 이 생각은 한 브랜드가 나타난 후 완전히 뒤집어집니다.

브랜드 Maison Kitsune(메종 키츠네)의 시작은 2002년 프랑스 파리, 다프트 펑크의 매니저 겸 아티스트 디렉터였던 ‘길다스 로엑’과 일본 출신의 패션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쿠로키 마사야’가 디자인 회사 오베케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일렉트로닉 뮤직 브랜드 Kitsune에서 비롯됩니다.

한국에서 Maison Kitsune는 의류 중심의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Kitsune에서 내는 음악들과 그들이 발굴하는 스타들, 핫칩, 투도어시네마클럽, 디지털리즘, 시티즌스 등을 보면 단순한 패션 브랜드가 아닌 레이블 브랜드로써의 가치를 알게 될 것입니다. 레이블의 성공에 힘입어 재정적인 기반을 갖춘 Kitsune는 다른 분야로 확장을 진행하게 됩니다. 바로 패션 브랜드 Maison Kitsune입니다. 

사실 패션 브랜드와 음악의 결합은 번번이 이루어졌습니다. 가령 에디 슬리먼같은 디자이너는 런웨이 쇼에서 신생 뮤지션들을 세우거나 여러 아티스트들을 언급하며 그들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는다 했고, 쟈딕앤볼테르, 더쿠플스 등의 브랜드들도 믹스 앨범을 내며 패션과 음악의 결합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하지만 길다스 로엑은 “다른 브랜드들이 과연 우리처럼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라고 말하며 다른 패션 브랜드들은 음악을 하나의 퍼포먼스로 만들고 있지만 Kitsune에게 있어서 음악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본질 그 자체라고 입장을 표명합니다. 길다스 로엑의 이러한 말은 충분히 근거가 있는 말로, 그들이 세계를 누비며 주최하는 '키츠네 나이트' 파티와 파티에서 틀었던 곡들을 믹스 테잎으로 발매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Maison Kitsune는 하이 패션을 추구하는 브랜드는 아닙니다. 꼼데가르송이나 여타 하이 패션 브랜드들 처럼 비주얼적인 임팩트는 없지만, 커머셜한 디자인으로 패션 시장을 잘 공략한 브랜드로 평가됩니다. 가령 그들이 추구하는 ‘Effortless Chic’는 한국인들이 추구하는 감성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브랜드 A.P.C처럼 지극히 무난한듯 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꾸미지 않은 듯한 멋이 모토인 것 입니다. 

그들은 음악 레이블, 패션 브랜드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데요. 여러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그들의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점 (가령 3ce라는 코스메틱 브랜드와의 협업에 이어 최근 아더 에러와의 협업은 그들이 어느 나라 브랜드든 그들의 브랜드와 결이 맞는다면 협업을 진행한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과 길다스가 큐레이팅한 음악들이 흘러나오고 Maison Kitsune의 옷을 입은 점원들이 손님을 맞이하는 Cafe Kitsune를 운영하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써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손을 뻗치고 있는 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2020년 발리에 생길 예정이라는 Hotel Kitsune는 그들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패션, 음악, 카페 등을 한 장소에 모으며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써 최종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키츠네는 일본말로 여우를 뜻합니다. 변신을 거듭하는 여우처럼 패션과 음악, 라이프스타일 영역을 섭렵하며 변모해나가는 그들의 행보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 더욱 기대됩니다. - Paul